누구를 찍어야 하나?



사람들은 정치 얘기가 나오면 무관심하고 퉁명스럽게 쏘아버리는게 '멋진줄' 안다.
하긴 힘들게 자기 주장을 말해 봤자 '카더라~'통신 이기기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진실이 뭔지 설명하다 보면 논지는 흐려지고 결국엔 '다 똑같아~'라는 멋진 자조성 발언에 내 주장은 묻힌다.
그래서 차라리 '그래? 지들이 알아서 하겠지~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라고 멋진척 하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정치는 공기 같은 것이다.
항상 내 주변에 있는 것이고,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참여도 가능하다. (물론 난 멋진척 하는 사람이다 ㅋㅋ)
그래서 멋진척만 할게 아니라 관심도 좀 가져야 하는 것이다.

나는 이번 대선을 보면서 참 예전에 기획했던 한 버려진 기획안을 보는 것같은 참담함을 느꼈다.
5년전 나는 내 아이에게 좋은 나라에서 살게 해줄 초석을 다지겠노라고 노무현을 지지했다.
지금 언론들은 노무현의 공과를 얘기하지만 난 그 이전에 기득권 세력들의 그 대담하고 철저한 단결에 놀랐다.
그들은 보기보다 강했고, 치밀했고, 보다 많은 추종자들을 가지고 있었다.

참여정부 초기부터 언론을 비롯하여 수많은 기득권 세력들은 -배운게 도둑질이라구- 아주 능숙하고 치밀하게 언론 플레이를 했고, 심지어 탄핵이라는 쇼까지 했다. 탄핵 때도 놀랐지만 회사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탄핵에 찬성을 했었더랬다. 나중에 알았지만 회사엔 정말 많은 기득권세력과 그들의 자녀들이 있었다. 내가 어떻게 이 회사에 들어 올 수 있었는지 조차 의심스러울정도로.....

이러한 5년간의 세뇌는 매우 효과적이였다.
선거라는 것이 이성적인 판단만으로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20~40대만 하는 것도 아니고, MBA를 한 사람이나 배추 키우는 사람이나 똑같이 한표이기 때문에 그들의 장기 전략은 매우 효과적이였던거 같다.
물론 노무현에 대한 지지를 끊임없이 못해준 나와 지지자들의 잘못도 있다. 우리는 기득권 세력보다 단결하지 못했고, 치밀하지도 못했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앞세워 민주화 운동 시대처럼 누군가가 선봉대 역할을 해주길 바랬것도 사실이다. 우리 솔직해지자!

난 오늘 누군가를 찍어야 한다.
투표소에 들어가서 투표용지를 바라보면 느끼게될 하나의 안타까움이 있다.
누구나 명바기는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왜 단일화를 하지 못했을까?
물론 총선까지 연결되는 나는 모르는 이해관계가 있었겠지. 그들은 정치가 직업이니까 밥그릇 지키고 싶었겠지!
노동자, 농민, 비정규직, 사회 소외계층을 대변한다는 권영길님, 부패를 청산하기 위해서 나왔다는 문국현님, 지난 실패의 만회하겠다는 정동영님, 단일화의 매개로만 작용해도 죽을때까지 먹고 살 수 있을 이인제님. 크게 보면 정도의 차가 있을 뿐 다르지 않을 듯한 -물론 나같은 평범한 국민들의 입장에서- 분들이 마지막까지도 독자 완주를 하시겠다는걸 보면서 나와 가난한 지지자들이 끊임없는 지지를 못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느꼈다.

너무나 아쉽다.
그분들이 진작에 서로 얘기를 시작했더라면 나는 내일 누구를 찍어야 하나 고민하지 않아도 됐을 것인데...

5년 전보다 인터넷은 500000배 더 성숙했지만 선거에서는 발을 꽁꽁 묶어버린 그들의 선견지명에 감탄하고,
포탈의 선두에 있는 네이버를 협박해서 손아귀에 넣은 그들의 지략에 감탄한다.
이 엄청난 문화적 후퇴를 지켜보는게 맘이 무거울 뿐이다.

투표들 잘하시고.....

by 에크미 | 2007/12/19 01:58 | KIOSK | 트랙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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